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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난 후

[라스트 홀리데이 (Last Holiday)], 한번 사는 인생 나 답게 살자

by 장그래그래 2022. 11. 8.

백화점 직원에서 호텔 vip룸까지 (스포일러 포함)

백화점 식기류 판매대에서 일하는 '조지아 버드'는 어느 여성과 다름없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다. 수줍음이 많지만 마음이 따뜻한 그녀는 음식을 직접 만들고 베푸는 것을 좋아하지만 정작 자신은 냉동식품 음식으로 저녁을 먹는다.

'가능성의 책'이라는 그녀의 스크랩북에는 그녀가 짝사랑을 하는 남자, 가고싶은 여행지, 만나고 싶은 요리사 등 수많은 위시리스트가 있지만, 그 책은 서랍 속에 고이 넣어둔 채 매일 같은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짝사랑하는 남자 '숀'과의 어색한 대화 중에 그녀는 예기치 않게 머리를 부딪히게 되고, 급하게 찾아간 사내병원에 가게 되고 뇌진탕이 의심돼 뇌 엑스레이를 찍게 된다. 이때 그녀는 뇌에 종양이 자라 있는 것을 알게 되고, 큰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지만 길면 4주 정도 살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수술을 해보려 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보험비와 수술비로 그녀는 낙담하지만, 이내 모든 전재산을 모아 '가능성의 책'의 위시리스트를 실행하기로 마음먹는다.

가보고 싶던 호텔과 만나고 싶은 셰프가 있는 프랑스로 떠나게 된 그녀는, 출발하는 비행기 안에서 좁은 좌석으로 불편함을 토로하고, 이에 승무원은 그럼 넓은 일등석으로 옮기는 게 어떻냐는 말에 그녀는 못할게 뭐가 있냐며 선 듯 일등석에 앉게 된다. 이를 시작으로  호텔까지 헬기를 타고 가게 되고, 대통령이 묵었던 최고급 호텔 룸에 머물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녀의 당당함과 여유로움 그리고 실제로 비싼 값을 쉽게 지불하는 모습을 보며 호텔 직원들은 그녀가 미국에서 온 굉장한 부호라고 생각하게 된다. 때마침 같은 호텔에 그녀가 일했던 백화점 사장인 매튜와 그녀의 비서이자 불륜녀인 미즈 번스도 묵게 되었다. 

그날 저녁 조지아는 호텔 뷔페에서 혼자 저녁을 먹는다. 웨이터에게 그날의 메뉴를 추천받지만, 하나만 고를 수 없던 그녀는 모든 메뉴를 먹어보기로 한다. 동시에 맞은편에서 메튜와 그의 비서 미즈는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자리로 상원의 원인 딜 링스 의원가 그 외 주요 유명인물들과 식사를 하게 된다.

여성 혼자 많은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본 딜링스 의원은 이를 흥미롭게 생각하고, 셰프 디디에는 모든 음식에 까다로운 추가 요구사항 없이 온전하게 음식을 맛보는 조지아에게 감동받아 그녀의 테이블에 찾아가 인사를 나누게 된다.

이로써 매튜를 비롯한 의원들은 조지아가 틀림없는 부호라고 생각하게 되고,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렇게 모두 대화를 나누고 이후 여러 활동을 하게 되는데, 거침없이 솔직한 그녀의 입담과 하고 싶은 것은 주저 않고 하는 그녀의 모습에 점점 매력을 느끼게 된다.

이를 질투한 매튜는 그녀의 진짜 본모습이 무엇인지 파 해쳐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그녀가 한낱 백화점 직원에 지나지 않는다고 폭로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진가를 알아본 사람들은 모두 조지아의 편에 서고 매튜를 떠나게 된다.

이게 좌절한 매튜는 술에 잔뜩 취한 채 창가 밖 난간에 앉아 위험한 한탄을 하게 되고, 이를 본 조지아는 그에게 다가가 진심 어린 따뜻한 위로를 해준다.

때마침 그녀의 마음을 알게 돼 멀리 프랑스까지 날아온 숀이 그녀에게 자신도 같은 마음이라며 고백하게 되고, 이어 호텔 직원을 통해 기계의 오작동으로 그녀가 죽을병에 걸리지 않았다는 소식까지 받게 된다.

이로써 새로운 삶을 얻은 조지아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그동안 하고 싶었던 식당을 열게 되고, 앞으로의 날들은 더 웃고 더 사랑하자라는 말을 하며 영화는 끝난다.

 

행복을 주는 주인공 '조지아 버드'

영화가 끝나도 몇 가지 말들이 마음에 계속 맴돌았다.

"나는 내 삶을 조용히 보내더라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어요. 머리를 숙이고 헤치고 또 헤치고 그럼 어느 날 고개를 들고 궁금해하죠. "내가 심지어 이곳엔 어떻게 오게 된 거지? 봐요, 우리가 많은 신경을 쓰는 어떤 일들은 별 쓸모없어요"

극 중 조지아가 자신이 백화점 직원이라는 사실을 폭로한 매튜의 말에 그 자리에 있는 모두에게 전한 말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녀의 웃는 모습과 유쾌한 마음이 전해져 미소가 그려지는 장면이 많은데, 저 말을 할 때의 조지아의 모습은 내게 미소를 선사하면서도 울컥한 마음이 들게 했다.

나도 열심히 일하고 모두에게 친절하고 싶었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일자리를 잃게 되는 사건이 생겨 크게 낙담했던 때가 있었다. 처음엔 모두에게 친절했던 나를 자책하고 이 상황이 정말 화가 났다. 물론 지금도 불쑥불쑥 그 감정이 올라오곤 하지만, 조지아의 말처럼 나의 노력과 친절이 정말 쓸모없었구나 하는 마음에 허무하고 또 허무했다. 그리고 또 다른 조지아의 '명대사'가 나의 앞날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방향을 알려주었다.

"다음번엔, 다르게 살아보는 거야. 좀 더 웃고, 더 많이 사랑하고, 겁내지 말고 도전하자"
흔히 많이 듣고 본 말이었는데, 영화 속 배우의 연기가 꼭 나에게 생생하게 말해 주는 느낌이었다. '그래 어쩌겠어. 그냥 모르겠다'라는 말이 내 마음에 생겨났다.

거창하게 다시 일어나서 도전해보자는 말은 나에게 진정성 없고 빈 말과 다름없이 느껴지지만, 영화를 보면서 저 말을 읊조리는 조지아의 모습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그래 어쩌겠어.' 이 말 다음에 아름답고 좋은 말을 이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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