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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난 후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The Last Word)], 괜찮아질거라는 말은 지겨운 당신에게 추천하는 영화

by 장그래그래 2022. 11. 10.

인생에서 필요한 진정한 와일드카드를 찾는 여정

성공한 광고회사의 CEO로 은퇴한 해리엇은 그녀의 독선적이고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성격 탓에 그녀의 가정부며, 남편과 딸마저 등을 돌려 홀로 살아가고 있다. 그녀는 이 외로운 생을 마감하고자 약을 집어 드는 순간 와인을 쏟아 신문으로 이를 닦으려는데, 세상을 떠난 사람을 추모하는 기사를 보고 정신이 번쩍 든다. 그녀에게 그런 순간이 왔을 때, 자신을 추모하는 글을 신문에 내고 싶어진 그녀는 그녀가 광고를 주던 신문사를 찾아가고 앤 (아만다 사이프리드 역)을 만나게 된다. 다짜고짜 자신의 신문을 써달라는 그녀를 탐탁지 않아했지만, 앤은 회사가 어려워 꼭 써달라는 상사의 말에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주변인부터 인터뷰를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녀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고, 그녀가 죽었으면 하는 사람뿐이 었으며 하물며 신부님까지 그녀를 경멸하는것을 보고 이대로는 진행이 되질 않던 중 해리엇이 그녀를 찾아온다. 해리엇은 신문뭉치를 앤에게 주며 성공적으로 사망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4가지의 필수요소가 있다며, 이것들을 함께 채우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한다.

 

첫 번째, 고인은 직장동료들의 칭찬을 받아야 한다.

두 번째, 고인은 가족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

세 번째, 누군가에게 우연히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대표할 와일드카드가 있어야 한다.

 

이 네 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해리엇은 보육원에서 당차지만 입이 거친 브렌다를 보고 세 번째 요소인 영향을 끼칠 아이로 선택하고, 본인이 CEO로 있었지만 내쫓은 회사를 찾아가 진작에 있어야 할 일이라며 복수를 하고 직원들의 응원 아닌 응원을 받게 된다. 또한 앤의 추천으로 라디오 DJ를 하게 되어 자신의 와일드카드를 찾게 되고, 10년간 연락하지 않았던 딸과 연을 끊은 전남편을 찾아가 화해함으로써 네 가지 요소를 다 이루게 된다. 이 과정에서 어린 브렌다도 해리엇의 지혜를 배우게 되고, 무엇보다 실패가 두렵고 부끄러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 앤에게 있어 커다란 터닝포인트가 된다.

죽은 해리엇에게 진심 어린 마음으로 그녀를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앤의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할 수 있다는 말보다 더 와닿는 수많은 명대사 

해리엇은 연륜만큼 쌓인 지혜로 수많은 명대사를 남기는데, 시작하는데 무기력함부터 드는 사람들에게 너무나 좋은 말들이다. "네가 실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수가 너를 만드는 것이란다. 더 크게 실패를 해. 그래야 제대로 배울 수가 있으니" 세상에 실패를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태어나는 순간 말을 하고 걷고 글을 읽는 것까지 지금은 우리가 익숙해서 언제 배웠는지 잊고 사는 일들 조차 모두 처음에 우리가 실패했던 일들이다.

우리는 그걸 잊고 산다. 그 실패들 끝에 우리는 말하고 글을 읽고 쓰고 걷고 뛰고 있다. 우리는 무언가 시험에서 떨어지거나 취업, 이직에 실패하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거나 그리고 사업이 망했을 때 실패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크게 낙담하고 울고 무기력해지고 겁을 먹고 두려워한다. 물론 우리가 어릴 적 걷다가 넘어졌을 때보다는 더 큰 실패라고 느낄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걸음마를 배우다 넘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게 보면 이 둘은 같다. 처음 해보는 일이며, 상처가 날 수도 있다. 눈물이 날 수도 있다. 그 상처가 아무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죽지는 않는다. 걸음마를 배울 때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줄 엄마가, 매 순간 내가 실패할때마다 일으켜 세워주면 정말 좋겠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한시도 떨어지지않을 보호자는 아무도 없단걸 알고있다. 내 애인이 항상 옆에서 나를 위로해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 또한 영원하지 않다. 매순간 옆에 있어주고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라는 걸 우리 모두는 서서히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간단하지만 어렵다. 하지만 어차피 어렵게 느껴질 거 그냥 간단하게 생각하고 말면 어떤가 싶기도 하다.나는 앞으로도 수많이 넘어질 것이다. 세상에는 아직도 나에게 처음인 일이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모두가 이 세상에서 처음 살아가는 만큼 넘어지는 그 모양새도 다시 일어나는 방법도, 상처를 낫게 하는 방법들도 다양하다.

다만 우리가 운이 좋다고 할 수 있는 건 수많은 예시와 다양한 효과를 듣고 볼 수 있다는 게 아닐까. 해리엇이 앤에게 알려준 삶의 지혜들처럼, 우리는 내가 겪지 못한 실패를 한 사람들에게서 수많은 팁을 얻을 수 있다.

실패는 당연하다. 실패가 있어야 지금의 내가 있다. 지금 당신이 말하고 걷고 이 글을 읽을 수 있다면, 그걸로 증명된 게 아닐까. 그다음 당신은 어떤 실패를 하게 되고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실패가 클수록 더 크게 성장한다는 말이 이제는 와닿는다. 이 영화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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